본문 바로가기
오느레 일상

음대생의 삶을 지나 피아노 선생님 15년 이상의 경력이 되기까지...나의 이야기 !

by Iris-Jin 2021. 12. 17.
반응형
SMALL




 

 


 

 

음대생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는 것은...?

 

“ 한마디로.... 힘들죠! ㅎㅎ 연습, 공부, 쉼.... 사실 그 어떤 것도 편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 “
연습은 연습대로 체력과 여러 가지 감정이 달리는 시간이었고, 실기로 단련해야 하는 시간들 틈에서 공부까지 해내려면 쉽지 않았으니까...ㅎㅎ 쉼??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단 한순간도 마음 편하게 쉬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오늘을 쉬면 내일은 두배로 달려야 하고 두배로 연습했어야 하니까...ㅎㅎ

음악이나 체육, 미술 그리고 무용 등.... 많은 연습이 필요로 하는 전공은 정신적 체력과 더불어 신체적인 체력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줘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야 했고, 연습해야 했다
난 7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해 6학년 때쯤 1년의 슬럼프를 가진 뒤, 고3 때까지 열심히 피아노에 매진했다
고등학교의 또 다른 추억이라는 야자!라는 것도 한번 해보지 못했다. 오후 5시 하교를 마치면 연습실이 있는 피아노 학원을 갔고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연습! 또 연습 ! 하루 5-6시간 연습으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던 내 학창 시절이다. 입시 준비까지 열심히 마친 뒤 실기시험 한 달 전 손가락이 찔려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몇 바늘 꿰매기까지 했던 나는 순간 머릿속이 텅 빈 채로 며칠을 보냈다
그렇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기에 어느 정도 손이 아물 때쯤 며칠 연습을 못한 만큼 사력을 다해 연습했다. 그런 내 모습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 또는 대견하기도 하면서 한 달을 잘 보내고 시험을 잘 치렀다


대학생이 되고 난 후 , 학교 생활은 어땠나?

 

음대생이 되면 이거 해봐야지, 저거 해봐야지~~ 하고 설레는 감정은 딱히 없었다
어차피 연습 때문에 학교에서 살다시피 4년을 지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대학생에 대한 환상을 미리 접어둔 이유도 있었다. 고3처럼 4년을 보내야 졸업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 무언지 실감이 날만큼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1년에 4번 치르는 것이 실기와 병행하는 우리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20살이라, 아직 21살이라..... 괜찮아..... 하면서 버텼던 시간들도 있었다
실기시험 당일날 학교 가는 지하철에서 대자로 기절해본 적도 있다. 연습은 매일매일 자신을 관리하고 자신의 몸 상태도 체크하며 컨디션 조절을 잘 하는것이 필요하다. 연습시간에는 몸도 쓰지만 악보를 외우고 멜로디를 연상하며 그 안에 감정을 녹이는 연습을 한다. 작곡가의 의도와 교수님의 레슨 내용을 매일매일 되새기며 곡의 흐름을 잃지 않도록, 곡에서 정확하게 드러나야할 기교있는 테크닉에 뒤쳐지지 않도록 자신을 매일 매일 채찍질하며 연습하는 것이다

한곡 한곡 그 음악을 마주하며 가져야 하는 것은... 감정의 절제, 절대 작지 않은 의지, 반복 속에서 지루해하지 않을 자신의 마인드를 장착해야 한다는 것! 연습을 더해가면 더해 갈수록 실력이 늘어가고 어제 모르던 부분을 오늘은 이해하게 되면서 그 안에 발전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대학생활이라는 것은 내가 현재 연주하고 있는 음악을 온전히 이해하며 그것을 그대로 표현해내야 하는 숙제의 연속이었지, 특별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대학시절의 로망?을 기대하려면 음대생이 가진 숙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른 과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학교 축제, 대학교의 꽃 미팅? 등 참여해 본 적이 없다
사실 모든 대학생이 가지는 여유와 그 시절에만 즐길 수 있는 놀거리를 많이 즐겨보지 못했다는 이야기....
그래도 특별하게 그것이 섭섭하거나 아쉽지 않았다. 열심히 연습하며 4년을 보낸 덕분에 졸업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고, 음대생으로 살았던 그 4년 동안 나는 무한 성장해 있었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전공하고 난 뒤, 사회에 나왔을 때 어땠나?

 

피아노 전공자는 그 당시 졸업 이후에 피아노 강사로 취직을 하거나 개인 레슨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타 전공자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악기의 특성상 피아노는 강사로 취직하는 길이 많이 열려있던 편이었다. 그래서 사회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었고 전공을 빠르게 살릴 수 있었다

한국에서 피아노 강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한마디로 재능기부와 함께 박봉의 월급쟁이? 맞다! 그래서 강사일을 하며 개인 레슨이나 다른 곳의 반주를 하기도 하면서 부수입을 챙겨야 한다. 대학시절엔 다른 악기 반주 일을 하며 학비를 버는 선배들을 여럿 보기도 했다. 졸업을 마치고 바로 피아노 학원을 오픈해 운영하는 동기들도 있었고, 나처럼 경험을 쌓아보고 싶어 바로 학원으로 취직한 경우도 있었다. 뭐든지 경험이 우선이라 생각하는 나의 생각 때문에 나 또한 동네에서 가까운 피아노 학원에 취직해 강사의 길을 걸으며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비교적 하루에 6~7시간 일하는 피아노 강사는 일반 회사원들에 비해 일하는 시간이 적어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퇴근 후에 보통 개인 레슨을 한, 두 개 정도 더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고, 내 동기들도 대부분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일반 회사원들과 비교했을 땐 월급이 적었지만 나름대로 장단점도 있고 전공을 살려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던 20대였다

그러다가 잠시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을 때, 그리고 얼마 전 캐나다의 생활에서도 난 피아노 선생님이란 직업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갔다. 외국에서는 예체능 선생님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우대하는 직업에 속한다. 몰랐던 사실이고 외국에 살면서 알게 된 것들이었기에 내가 타지에 나가서 내 전공을 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없던 나에겐 굉장히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이었다

외국에서는 내가 같은 시간을 일해도 한국에서 받는 봉급의 2배를 벌 수 있었고,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싶어 조금은 씁쓸해하던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어디서나 내 재능과 내 기술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내가 그만큼 귀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는 깨달음에...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었다. 그동안 했던 노력들이 절대 헛되지 않았고 그 노력에 대한 보상도 받으며, 내가 어디에 있든 나의 삶이 음악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것 또한 행복의 요소중 하나였다

졸업을 하고 전공을 살려 직업으로 가지는 일이 당연한 줄 알았던 나는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사회에 나와보니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아서 ,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지금은 잠시 멈춘.... 피아노 강사라는 직업, 앞으로도 이어갈 생각인가..?

 

코로나19를 마주하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외국에서 반 강제로 중단해야 했던 내 직업, 피아노 선생님! 물론 한국에 나온 지 몇 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은 이 직업을 이어가고 있지는 않다.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지며, 잠시 미루어두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또....?라는 생각은 늘 여전하다. 음악은 나의 인생에서 영원히 떼어낼 수 없으며, 피아노는 나와 내 인생 절반 이상을 함께한 내 친구니까! 앞으로도 내 마음속의 직업은 쭉 피아노 선생님이다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