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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느레 일상

30대 주부인 나! 바리스타로 일하는 일상은? 그리고 직업에 대하여...

by Iris-Jin 202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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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동안 내 직업은 피아노 선생님! 이제는 초보 바리스타??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귀국한 지 6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오자마자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이것저것 검색해 보다가 찾아낸 것이 바리스타 교육학원!

커피를 좋아해 매일 한잔씩 마시다 보니, 커피가 궁금해졌고 원두가 궁금해졌다.
에스프레소 추출법이 궁금하니 핸드드립도 궁금하고… 커피에 관련된 모든 것이 다 궁금했다ㅎㅎ
( 호기심 왕성할 나이는 아닌데.…^^;; )

그래서 120시간의 바리스타 2급 과정반 수업을 등록하고, 6주 동안 주 5일 하루 4시간의 수업을 들으며

바리스타 2급 반 과정을 수료하게 되었다.

10가지의 핸드드립 커피도 만들어보고 커피 샷 추출, 머신 운용, 음료 제 조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홈카페 마스터 자격증과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은 덤!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이것은 개인의 선택이었다.

사실 난 2011년 호주 워킹 홀리데이 시절에 카페일을 해보고자 이틀 만에 땄던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이틀 만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설학원에서 자격증을 주기 때문에 필기, 실습, 실기 평가까지 단 이틀이면 충분했다.

실습 몇 시간하고 라떼아트 실기 평가를 하는 매우 익스프레스 한 시험과정 ㅎㅎ
모든 것이 느린 호주가 이런 것은 또 빠르다. 그저 신기할 뿐이다…ㅎㅎ

그렇게 커피스쿨이라는 곳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막상 바리스타 일을 시작하려고 했더니…!
메인 잡으로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있던 나는, 결국 시간대가 맞지 않아 레슨에만 전념하게 되었다는 아주

아주 슬픈 이야기…ㅠㅡㅠ

그렇게 돌고 돌아 커피일을 10년 가까이해보지 못한 채, 커피만 즐겨 마시고 있던 나는 10년이 지난 2021년 드디어!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경험해 보게 되었다 ㅎㅎ 커피 일을 해본 경력은 딱히 없고, 한국에서 중요시하는?? 나이 제한은 어디에나 있었고…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운이 좋게도 좋은

사장님을 만나 바리스타로 일할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5일간의 트레이닝을 하며 음료 제조와 손님 응대 등.. 평생을 피아노로 아이들만 가르치던 나에게, 조금은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었다. 피아노 강사도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며, 같은 서비스
직종에 속하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매일 만나는 것이 두렵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우리 카페의 음료는 거의 50가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잘 판매되는 음료는 대략 10가지 내외이다.
레시피는 모두 정해져 있고 주문을 받으면 레시피대로 잘 만들어서 판매하면 된다.

여러 가지 음료를 한꺼번에 주문받게 되면 초보 바리스타 기간에는, 잠시 멘붕이 오는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면 메뉴 몇 개가 동시에 들어와도 머릿속에 정리가 된다.
역시 사람은 어디를 가도 적응의 동물...ㅎㅎ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주문받고, 음료 만드는 일이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 있다.



 

 

바리스타! 경험해 보니 어떤가요?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다 보니 예상한 대로 출근길이 즐거웠고, 이제는 가족 같은 카페 안의 모든 동료들과
단골손님들까지... 코로나 이후 캐나다에서도 그랬지만 남편이 출근하면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았다.
그곳은 더군다나 외국이었기에 가족과 친구도 만날 수 없는 환경이라 더 그랬을까?
나에겐 코로나 블루가 가장 정점에 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귀국을 선택하고, 가족들과 그동안 그리웠던 시간을 다 잊을 만큼 몇 개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나니 한국에서의 삶으로 다시 돌아간 이 순간 새로운 변화가 다가왔고,
새로운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역마살이 강하다는 나의 사주....! 아주 잘 실천하고 있는??!!  나의 인생, 나의 라이프 :)
매일 커피 향기를 맡으며, 손님들이 즐거워하고 맛있어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러도 일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일이라는 것은 내가 진정 원하고자 하는 일이 아니었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면....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일거리가 되고, 근심이 되고, 걱정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일이 나에게 매일매일 행복으로 채워지려면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잘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바리스타란 직업이 단순히 음료를 만들고 내어주는 굉장히 단순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몇 개월간 이 일을 하며 느꼈던 것은 즉흥적으로 손님들과 벌어지는 상황들에 능동적인 대처법, 감각있는
센스, 끊임없이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 등 필요한 요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어느 일이나 그렇지만 일터에 나가면 작은 사회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쉬운 건 없지만 매 순간순간 성취감을 느낄 때마다 작은 희열도 느낀다.
그래서 사람은 일을 하고 , 다른 직업도 가져보고, 삶을 끊임없이 고찰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매력 있고, 생각보다 괜찮았으며, 생각보다 나에게 매일의 행복을 가져다
준다. 이 직업을 선택하길 정말 잘! 했! 다!



 

미션 헤리티지 파크
밴쿠버 미션 헤리티지 공원

 

 

직업을 바꾸는 것에 대하여.....?

 

적극 찬성이다! 인생은 짧다. 아직 인생의 중반도 가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정말 짧다고 느껴진다.....ㅠ
내가 어느새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고, 실감도 나지 않는다.
긴 인생에 있어 하이라이트가 없다면 그 얼마나 무난한 인생이 되겠는가....?
큰 굴곡이 없는 무난한 인생... 다 좋다! 다 좋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동안 변화와 도전이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에너지와 힘의 원천이 되었다.

이런저런 많은 경험들을 쌓으며 어느새 나는 인생에서 다가오는 크고 작은 변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는 어느새 작은 일에도 놀라지 않고, 웬만한 큰 일에는 당황하지도 않으며,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지인들은 나와 대화를 하다가도, 어떻게 그런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느냐고 종종 물어본다.
늘 내 대답은 똑같다. 경! 험! 그것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담대하게 만들었다.

직업이 바뀐다고 해서 나라는 사람이 180도 달라질 리가 없다.
내 인생이 생각한 것보다는 송두리째 흔들리지는 않는다.

그저 내가 하는 일이 달라질 뿐이지.....
안정적인 직업, 안정적인 삶.....? 사실 평생에 그런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직업을 가져도, 어떤 일을 하고 있어도 내 미래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

돈을 많이 버는 연예인들도 항상 고민은 있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공무원도 나름 삶의 애환이 있기
때문이다. 직업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수단이 되어버리면 그 순간부터 돈을 버는 수치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구분 짓게 된다. 숫자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내 삶이 과연 얼마나 주체적인 삶일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직업이라는 것은 나를 말해주는 것이고, 또 나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다.
내가 가진 직업을 기준으로 모든 생활의 루틴이 정해지고, 계획들이 짜여지는데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나를 힘들게 하고, 좌절하게 한다면 그 끈을 바로 놓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세상엔 즐거운 일들이 너무나 많고 , 나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것이 둘러보면 참 많다.

다른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두려움....? 그것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어느 위치에서나 시작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시작은 느리게 걸었지만 모든 일이 익숙해지는
순간에 힘차게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인생에 한 번쯤은 내가 하는 일을 잠시 멈추고,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
그것이 내 인생길을 지나가는 과정이며, 나의 재산이 되는 또 다른 경험이라면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로 인해 성공을 경험하든 실패를 한번 경험하든 그 또한 내 소중한 인생이다.

어느 길이든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100프로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일단 가보자! 이 길의 끝이 어느 정도 남았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내가 한번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다다랐을 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다른 길로 또 한 번 걸어보자.
평생의 나의 직업이라는 것은.... 그저 나를 끊임없이 알아가고 찾아가는 과정!
결국은 그것이 나의 직업이 되는 것이다.

난 지금 내가 가진 이 직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행! 복! 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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